[개발자 취업 회고/코딩 부트캠프 후기] 원하는 곳으로의 항해

 

99일간 공부하고 8일만에 취업한 이야기
그리고 211일간 개발자로 살아온 이야기

 

2021년은 내 삶에 큰 변화가 있던 해다.
20대 절반 이상을 함께한 공기업을 퇴사하고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했다. 
당장에는 잃을 게 더 많아 보이고 혹여나 오랜 취준 생활, 연봉 반 타작, 최저 시급.. 등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겁 먹지 말자고 마음을 단디 먹었다. 
장기적으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기 위한 약간의 투자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항해99 부트캠프 수료일로부터 8일만에 최종 오퍼를 받았다. 
개발자로 근무한 지 8개월 차에 접어들지만 아직도 매일 아침..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 있다. 역시 퇴사하고 도전하길 잘 했어 !!

 

2021년 상반기 타임라인
- 2월 말 퇴사 처리
- 3월 1일 항해 99 시작
- 6월 7일 항해 종료
- 6월 15일 최종 오퍼
- 6월 28일 첫 출근

 

개발자 취업 회고

회사 결정 기준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게된 이유는 추후에 따로 다뤄보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나는 성장과 몰입이 그리웠다.
그래서 물질적 보상보다는 내가 배우고 싶은 사람들, 익히고 싶은 문화를 가진 곳에서 실~~~~컷 일하고 싶었다.
항해99 동안 협력사 채용 설명회를 자주 열어 주셨다.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 좋은 문화와 알찬 기업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 난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대부분이 흥미롭고 재미있어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저런 곳에서 꼭 한 번 일 해보고 싶다싶은 기업을 발견했다.
결정한 이유는 아래에..

면접 후기

현 직장의 채용 프로세스가 가장 빨랐다. 다른 기업에서 과제 전형을 진행하는 동안 면접 제안이 왔다. 첫 면접이자 최종 회사가 되었다!
면접은 전화 면접, 기술 면접, 코딩 테스트, 핏 면접으로 진행이 됐다. 사실 기술적인 내용들은 github에 양질의 자료들이 매우 많으므로 비전공자 부트캠프 수료자로써 어떤 부분이 면접 때 좋은 인상을 주었는 지를 되돌아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배움에 대한 높은 열정 : 많은 비전공자 부트캠프 출신들은 "나는 비전공자니까 더 공부해야해"라는 생각을 하는 듯 같다.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 오히려 좋게 느껴진다. 항해에서 만난 분들도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 그만큼 열정적이었다. 좋은 영향을 참 많이 받았다. 밤새 같이 공부하고 주어진 것들을 최대한 습득하려 하던 습관이 면접에까지 이어졌었다. 면접도 큰 공부라고 생각해서 내가 잘 답변하지 못한 내용들을 급히 메모했었는데 나중에 듣게 된 이야기로는 그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하셨다. 회사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 있어서 메모해도 되는 지 미리 여쭙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 빠르게 새로운 것을 습득하면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지원자 : 부트캠프 출신들은 개발을 원래 하던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도 단기간 몰입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이다. 경력자가 아닌 이상 입사 후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을텐데 새로운 분야를 단기간에 빠르게 습득해본 경험이 입사 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릿의 극대화 : 처음 접한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 부트캠프동안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내는 법을 단련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건데 항해99로 기른 가장 유용한 능력은 돌파력이다. 기업에서는 맡은 일을 끝내려고 하는 책임감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이런 점이 큰 장점이 되었다. 

- 빠른 이터레이션의 중요성을 아는 지원자 : 긴 준비로 인한 완벽보다 일단 시작한 뒤 빠른 이터레이션을 거쳐 개선해나가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항해를 하는 동안에 이범규 대표님, 튜터님들께 수 없이 듣기도 했지만 실전 프로젝트에서 빠르게 출시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나가는 점, 크게는 전체 커리큘럼 자체가 빠른 이터레이션을 통한 성장 그 자체였다. 입사 후 인원이 2배로 늘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근무하다보니 그 중요성과 효과가 더 와 닿는다. 로켓에 올라타려면 빠른 이터레이션의 중요성을 알고 경험해 본 지원자여야 할 것이다. 

입사를 결정한 이유

운 좋게도 항해에서 진행한 수 많은 채용 설명회 중 내 마음 속 1위였던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쿠팡 출신 탑 티어 시니어 개발자 분들이 co-founder로 계셔서 기술적으로나 일하는 방식에서 배울 점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다.

- '월급이 가장 많은 사람의 의견 Highest-Paid Person's Opinion'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한다.
-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의견에 대한 치열한 검증, 그리고 결론에 대한 인정을 통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한다.
- 책임있는 '규칙없음'을 지향한다. (입사하자마자 넷플릭스의 No Rules Rules를 선물 받았다.)

수평적이라 외치는 곳은 많지만 기업 문화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묻어나는 곳은 귀하다. 또한 고객사들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돕는 회사이므로 당연히 내부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항해99 회고

실전 프로젝트

6주간의 실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획부터 디자이너와의 협업, 마케팅/홍보 집행까지 팀에서 전부 진행한다. 내부적으로 우리끼리 발표하고 끝이 아니다. 실제 트래픽을 받고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만나고 실제 프로덕트가 운영 중인 상태에서 수정하고 개선해 나간다. 다른 부트캠프와 비교해서 항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직무 경험이나 학습 기간이 짧은 지원자이지만 적은 고객일지라도 실제 프로덕트 출시 사이클을 경험해봤다는 것이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지금 와 돌이켜보면 실제 일을 하는 방식이랑 매우 유사하다고 느낀다. 고객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능 위주로 MVP를 정하고 고객의 반응을 보며 빠른 이터레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점이 그렇다.  

 

항해톡 - velog 베스트 글에 오르다

단기간 몰입하며 개발을 배우고 있는 상황에서 끌려가듯 시간을 보내지 않고 주도적으로 지식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내린 결론은 새로운 개념을 아는 것에 급급하기 보다 내가 구현해 본 기능을 온전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해에서는 원하는 주제로 다른 수강생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항해톡이라고 부르는 지식 공유 시간이다. 부트캠프 1주차에 JWT를 이용하여 로그인을 구현했는데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말한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기로 했고 항해톡을 활용했다. JWT를 주제로 발표해보겠다 자원한 것이다.

모르는 것,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수록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하고 설명하기 위해 깊이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발표로 인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개념을 깊이 공부했고 발표한 자료를 velog에 게시했다가 짧게나마 베스트 글에 오르는 선물도 받았다.
JWT 원리와 장단점

 

항해에서 얻은 것 - 걱정덕에 성장한 시간

- 온라인 소통 : 항해 시작 전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오프라인 환경이 집중이 더 잘 된다고 생각해왔기에 100% 온라인 진행에서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소통이 어려우면 어쩌나했다. 항해를 통해서 귀엽고 트렌디한 개더를 접했다. 항해 과제가 챌린징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온라인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가며 나만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개더 안에서는 주기적으로 알고리즘 스터디, 아침 운동 모임 등에 참여하면서 다른 수강생들과 지켜야만 하는 약속들을 의도적으로 늘이려 했다. 개발자는 자율 근무를 적용하는 기업이 많기에 현업에서의 근무 환경 조성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온라인 화상 대화, 슬랙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실제 스타트업 근무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협업 경험, 멋진 사람들 : 일부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주차마다 팀이 바뀌어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했다. 여전히 존경하고 있는 멋진 분들도 많이 만나고 ( 6주차 회고 팀은 나를 성장시킨다. ) 다른 업무 성향의 분들과도 만나보고 건강 상 문제로 하차하시게 되어 적은 팀원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했던 적도 있다. 팀원이 하차한다던가 성향이 맞지 않는다던가하는 안 될 이유들은 참 많지만 그럼에도 책임감있는 직업인이라면 스펙을 줄이든 기한을 늘이든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어떻게든 일을 끝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작은 성취들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뿐더러 팀원에게서 닮고 싶은 점들을 배우고 때론 타산지석 삼기도 하면서 더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해보고 습득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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